해마다 고혈압 진단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의 증가가 심상치 않은데, 여전히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고혈압을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고혈압 환자 증가세...젊은층도 비상
국내 고혈압 환자 수가 746만 명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 간 고혈압 환자 수가 14.1% 증가했다. 특히 남성 고혈압 환자의 증가율이 눈에 띈다. 2019년 328만여 명이었던 남성 환자수가 2023년 381만여 명으로 16.3%나 증가한 것.
주목해야 할 점은 20~40대 고혈압 환자의 폭증이다. 5년 새 20대 고혈압 환자는 27.9%, 30대는 19.1%, 40대는 14.6%로 폭증했다. 이는 10대 미만 2.9%, 50대 3.2%, 60대 0.8%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함명일 심사평가정책연구소장은 "고혈압은 여전히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20~40대 환자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 연령대에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고혈압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주된 원인으로 비만을 주목한다. 비만은 고혈압의 독립적인 위험 요소다. 지방세포, 특히 복부에 축적된 지방세포는 혈압을 높이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 발생 위험이 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 비만 유병률 추이와 고혈압 유병률 추이는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40대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비만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남성의 연령별 복부비만 유병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으며 특히 20~40대 남성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2013년 대비 1.5배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혈압 조절률?인지율 기대에 못 미쳐
날이 갈수록 젊은층에서의 고혈압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조절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고혈압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전체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률은 56%에 불과하며, 20~30대 젊은층은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20% 수준이다.
사실 젊은층은 인지율부터 낮다. 인지율이란 고혈압 유병자 중 의사로부터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의 분율을 말하는데, 전체 고혈압 환자의 인지율이 74.1%인데 반해 20~30대 인지율은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고혈압 환자인 줄도 모르는 젊은층이 많다는 의미다.
인지율이 낮은 주된 원인은 건강에 대한 과신이다. 젊을수록 질환을 남 일처럼 여기고,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이들이 많다. 또한, 젊은층은 스스로 약물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도 많다. 중장년층에 비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약을 먹으면 혈압이 정상이다 보니 이제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착각에 빠지기 때문이다.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약물 치료 시작을 꺼리는 젊은층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젊은 고혈압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대에 고혈압이 생긴 후, 관리를 소홀히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최소 60년 이상 혈관이 높은 압력에 자극을 받고, 혈관에 연결된 모든 장기에 손상이 쌓인다. 고혈압은 유병 기간이 길수록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때문에 젊어서 고혈압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노년기에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고 나아가 노년기를 맞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고혈압 관리, 전 연령대에서 중요
고혈압은 약물 치료를 통해 쉽게 혈압을 정상 범위로 조절할 수 있다. 때문에 젊은층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길 권한다. 물론, 선행되어야 할 것은 혈압에 대한 관심이다. 젊은층을 비롯한 전 연령대는 혈압 수치에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이를 측정해야 한다. 고혈압이 없는 이들은 최소 2년마다 혈압을 측정할 것이 권장되며, 비만, 흡연 등 위험 요소가 있다면 1년에 한 번 측정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가정 혈압은 하루에 2번, 한 번 측정할 시 2회 정도 측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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